◆…왼쪽부터 바른정당 대선경선 예비주자인 유승민 후보와 남경필 후보

세종시 이슈, 유 "국회 이전" vs 남 "국회-청와대-행정부 모두 이전"

바른정당 대선경선 예비주자인 유승민·남경필 후보는 23일 정부기관의 세종시 이전 문제를 두고 진검승부를 펼쳤다.

이날 오후 대전 ICC 웨딩홀에서 열린 '바른정당 충청강원권 정책토론회'에서 후보들은 정치개혁부터 국방·외교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정책 설전을 벌이며 '중원'인 충청권 표심 구애에 나섰다.

특히 충청권 지역 특성상, 세종시 수도이전 문제가 뜨거운 감자였다.

유 후보는 "서울에 남은 청와대·대법원·국회·비경제 부처 중 세종시에 올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것은 국회"라며 "세종시의 기능을 보강하는 차원에서 국회가 세종시로 가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도를 완전히 옮기는 것은 위헌 판결이 났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국회는 제주도부터 경기도 포천, 강원도 고성까지 전국의 모든 대표들이 모여 나라 일을 논의하는 곳이라서 여의도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남 후보는 국회와 청와대, 행정부 등 모든 정부부처를 세종시로 옮기자고 제안하며 유 후보 보다 파격적인 공약을 제시했다. 

남 후보는 "헌법을 바꾸고 돌파하는 게 리더십"이라며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을 추진하겠다. 청와대와 모든 정부부처를 세종시로 옮기자"고 '개헌'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료와 학자의 공통점은 쌓여 있는 천장을 보지 못하는 것"이라며 헌재의 판결 때문에 수도를 이전할 수 없다고 주장한 유 후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개헌은 혼자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그는 "국회가 세종시로 가는 게 현실적"이라면서 "청와대나 국방부 등은 서울에 있어도 된다. 통일 이후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100% 다 옮기는 것은 찬성할 수 없다"고 쏘아 붙였다.

정치개혁과 관련해 유 후보는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하면서 개혁을 약속한 반면, 남 후보는 "협치형 대통령이 되겠다"며 개헌을 꺼내들었다.
유 후보는 "정치는 정의롭고 따뜻하며 깨끗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되면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모든 권력 기관장에 대한 임기를 보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유 후보는 "노선과 정책을 바꿔서 중산층과 서민 편드는 바른정당이 돼야 한다"면서 "재벌과 부자, 뭔가 바라고 정치권에 돈 싸들고 오는 사람들과 절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재벌-검찰-경찰 개혁을 강조했다. "검찰 개혁, 경찰 개혁 반드시 해야 하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도 만들어야 한다"고 공약했다.

이에 남 후보는 "정치를 바꾸는 핵심은 권력을 분산하는 것"이라며 "경기지사를 하면서 야당에 부지사 추천권을 주는 등 협치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를 바꾸겠다. 역대 대통령이 다 권력 분산을 약속했지만 지킨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며 "남경필은 다르다. 남경필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주면 대통령 권한을 완전히 나누는 협치형 대통령이 되겠다"고 피력했다.

다만 두 후보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냈다.

유 후보는 사드배치를 둘러싼 중국의 경제보복과 관련해 "사드는 우리 안보, 군사 주권에 관한 것인데 왜 중국의 눈치를 보느냐"며 "사드를 대선 전까지 최대한 빨리 배치하고 중국과 협상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경제보복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면서 "북핵 문제는 중국을 움직여야 한다. 미국을 움직이고 굳건한 한미동맹 위에서 중국을 움직여 중국이 북한을 제제하고 압박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또 유 휴보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사드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고, 경제보복도 최단기간 해결하겠다"면서 "중국이 북한에 압박을 제대로 행사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남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사드배치에 반대하고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국가 안보를 흔드는 사람"이라고 지적하면서, "문 후보가 사드배치에 찬성을 해주면 국론이 하나로 합쳐지고 중국도 이만큼 압박을 가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미국과 중국이 패권경쟁을 하고 있고, 북한은 핵을 개발했다"면서 "외교·안보·정치가 하나로 모아질 때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고 대통령이 최대로 해야 할 의무다. 사드배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