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생방송 토론을 시작하기 앞서 투표참여 독려 피켓을 들고 있다.(왼쪽부터)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정의당 심상정, 바른정당 유승민,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회사진취재단)

5당 대선후보들은 28일 MBC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2차 TV토론회에서 '경제분야' 주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각 후보들의 경제정책 주요 기조와 성장-분배 방안, 증세 입장, 노조 문제 등 비교적 경제현안의 입장을 밝힌 토론이 이어졌다. 지난 네 차례의 토론보다 정책현안에 집중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이날 성장-분배 문제를 놓고 '격돌'했다.

문재인·심상정 후보는 분배를 중시한 소득주도성장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유승민 후보는 '무엇으로 돈을 벌 것이냐'고 거듭 추궁했다.

유 후보는 문 후보의 정책 검증토론 1대1 시간에 "문 후보는 가계소득을 올려 소득주도성장을 한다고 하셨는데 성장이란 돈을 어떻게 버느냐의 문제"라며 "돈을 어떻게 버느냐에 대한 문 후보의 핵심 방법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과거에는 그저 성장만 하면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안 된다"며 "가계소득이 높아져야 소비를 촉진하고 내수가 살아나서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고 그게 일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문 후보 공약의 일자리는 대부분 세금으로 하는 일자리"라며 "세금으로 일자리 만들면 81만 개가 아니라 200만, 300만 개도 만들겠다"고 반박했다.

유 후보는 심 후보를 향해서도 "돈 쓰는 건 동의하는데 어디서 번다는 것인지 말해 달라"며 같은 질문을 했다.

심 후보는 "유 후보는 복지가 곧 성장이고, 분배가 곧 성장이라는 개념 자체를 이해 못 하고 있다"며 "기업 투자해서 버는 것 말고 돈이 돌도록 해서 국민이 소득을 얻고 소득이 경제 활성화하고 내수 진작하는 개념이 머릿속에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두 후보는 서로의 증세 방안을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심 후보는 유 후보의 중부담-중복지와 관련 "몇 년 계획안에 달성이 가능한 계획이냐"고 날을 세우면서 포문을 열었다. 이에 유 후보는 "OECD 수준으로 가려면 제 임기 5년 안에는 완성은 안 된다"면서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그러자 심 후보는 "지금 OECD 수준으로 가려면 110조원을 더 써야한다. 그런 계획으로 매년 70조원를 걷는 것이 정직하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유 후보는 저희보다 약한 40조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12조원6000억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6조원을 제시했다"고 비판했다.

심 후보는 "책임 있는 복지공약이 나와야 한다. 제가 70조원을 걷을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국민들은 자기가 낸 세금이 복지로 돌아온다는 믿음만 있으면 된다"면서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심 후보는 유 후보를 향해 자신의 공약인 사회복지세 신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물었다. 이에 유 후보는 "찬성 안한다"고 일축하며 "우리나라 조세체계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법인세, 소득세, 자산에 관한 재산세, 보유세 정 안되면 부가가치세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 후보를 향해 “연간 70조원을 증세하겠다고 말하는 데 세금은 조세저항이 크기 때문에 급진적으로 본다"면서 "경제가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심 후보는 "국민들이 원하는 유럽복지는 1인당 1만불 시대에 이룬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도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인데 왜 복지는 누릴 것이 없냐"고 맞받아쳤다. 이에 유 후보는 "심 후보 말대로 1년에 70조원 증세인데 굉장히 급진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또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노조' 폄하발언은 이어졌다. 이에 문 후보는 "홍 후보는 강성 귀족노조 탓을 하는데, 삼성은 무노조다"라며 "삼성이 노조 때문에 해외로 나갔나"라고 비판했다.

이에 홍 후보는 "그건 아니다. 그런데 워낙 귀족노조가 없어서 세계 1위 기업이 됐다"며 "해외 생산하는 것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이득이 있으니까 나가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슬로건으로 내건 심 후보는 홍 후보의 연이은 강성노조 폄하발언에 대해 "홍 후보처럼 강한 노조 때문에 망했다면 독일도 망해야하는데 다 복지국가가 됐고 튼튼하게 경제가 발전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에 홍 후보가 "독일은 강성이 아니다"고 하자, 심 후보는 "그게 무슨 궤변이냐, 가짜뉴스지"라고 일갈했다.

격한 설전이 오가자, 홍 후보는 "왜 말을 그리 하느냐"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