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가상화폐 대책이 발표(13일)되기 약 3시간 전에 비트코인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간 사건의 발단은 관세청 직원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관세청 직원 중 일부가 문건을 사진촬영한 뒤 이를 기자와 민간인이 있는 '단톡방(텔레그램 단체채팅방)'에 게재했다.

15일 민용식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상통화 대책회의 보도자료 사전유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3일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가상화폐 투기과열과 이를 이용한 범죄행위를 막고자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결과는 같은 날 오후 2시36분쯤 보도자료 형태로 언론에 배포됐다.

문제는 언론에 자료가 뿌려지기도 전인 오전부터 초안이 '긴급회의 결과라고 합니다(믿거나 말거나)', '오늘 정부 긴급회의 보도 자료라고 합니다' 등의 제목으로 SNS와 일부 가상화폐 커뮤니티에 게재된 것이다.

정부가 밝힌 유출 경위는 이렇다. 우선 국무조정실 과장이 기획재정부에 의견을 묻기 위해 기재부 자금시장과 소속 사무관에게 해당 자료를 메일로 보냈다. 같은 과 사무관이 차관회에 배석하기 직전에 자료를 출력해 이를 핸드폰으로 촬영하고 다른 기재부 사무관에게 카톡으로 전송했다.

카톡으로 자료 사진을 넘겨받은 기재부 사무관이 관세청 외환조사과 소속 사무관에게 의견을 듣고자 파일을 카톡으로 전송했다. 관세청 사무관은 이를 관세청 외환조사과 전·현직 직원 17명으로 구성된 단톡방에 올렸다.

이어 단톡방에 있던 같은 과 주무관이 이를 7명이 있는 텔레그램 단톡방에 올렸고, 단톡방에 있는 관세조사요원이 기자·기업체 관계자 등 민간인이 포함된 단톡방에 올리면서 퍼지게 된 것이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가상통화 대책 사전유출과 관련해 "공직자들이 온당하지 못한 외부세력과 내통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반드시 밝혀내서 엄단하고 다시는 그런 사람들이 공직을 무대로 딴 짓을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