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표준감사시간을 이유로 과도한 감사보수를 요구하는 회계법인에 철퇴를 가할 방침이다.

14일 금감원은 회계법인이 개별기업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감사 투입 필요시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표준감사시간만을 근거로 감사보수 인상을 요구하는 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히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표준감사시간 제도는 감사인이 회계감사기준을 충실히 준수하고 적정한 감사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감사시간을 말하는데, 감사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감사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기업들은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금감원은 감사인의 부당행위는 공인회계사회 신고센터를 통해 신고가 가능하며 금감원에서도 감사인의 과도한 감사보수 요구에 대한 신고센터를 이달 중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과도한 감사보수를 요구한 회계법인에 대해 지정 감사인 기회를 제한하고, 품질관리감리를 신속히 실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관련 회계사에 대한 징계도 내려진다.

또 금감원은 기업이나 감사인이 적정 감사보수 책정에 참고할 수 있도록 기업의 감사보수 현황을 기업단체나 회계사회 등에서 공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표준감사시간은 공표 과정에서 '최소개념'에서 '적정개념'으로 수정됐는데, 적정 수준은 개별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해 판단하고 기업과 감사인이 정한 기준, 감사인의 감사시간 측정에 대한 신뢰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금감원은 전했다.

이 밖에 금감원은 올해에 한해 3월15일까지(12월말 결산법인) 감사인을 선임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제재조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새로 도입된 표준감사시간이 이해관계자간 합의 지연 등으로 다소 늦은 시점에 정해짐에 따라 기업들의 원활한 감사계약 체결에 일정부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법정기한(2월14일) 내에 감사인 선임계약을 완료하지 못한 기업의 부담 완화 등을 위한 감독업무 수행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