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제공

미국 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0일(현지시간) 연 2.96%까지 오르며 4년 3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국 장기채 수익률이 강한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5년물의 수익률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미 연준은 올해 3~4차례의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 금리인상이 달러화 가치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준은 유가 상승과 함께 인플레이션 지표가 조금씩 가시화되면서 계속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세계시장에서 미국 시장으로의 달러가 유입되면서 달러화의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자연히 달러화 강세가 예상된다.

미 FOMC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지난달 정책금리를 연 1.50~1.75%로 종전보다 0.25%p 올리면서 한·미간 금리역전 상황이 벌어졌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p 올린 후 올해에는 연 1.50% 수준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 하반기 한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한국의 금리인상은 더디게 진행되며 한·미간 금리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금리가 올라갈수록 미국의 달러가 강세를 보여야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60원대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북한이 핵실험에 대한 기존의 자세를 바꾸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어들고 원·달러 환율이 내려갈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지난달 한미 양국 간 금리역전에 따른 부작용으로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외국 자본이 빠져 나갈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그다지 큰 위험은 되지 않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3월 중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자금 11억3000만 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로 약 1조2000억원이 넘는 돈이 거꾸로 유입된 것이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올 1월 52억2000만 달러 유입됐다. 2월에는 12억8000만 달러가 유출됐고 3월에 다시 유입으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지난달 외국인 주식자금이 1억7000만 달러 유입됐고 채권자금도 9억6000만 달러가 국내로 들어왔다.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서 1년 이하 통안채를 매수하고 환헷지하는 외국인 거래가 늘고 있다. 외국인이 통안채 1년을 매수하고 헷지할 경우 3%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실업률이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이며 성장동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 금리 상승 속도에 불을 붙이고 있다.

미국의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달러화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례로 미국은 중국과 무역전쟁을 불사하더라도 약달러 정책을 가져가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줬다.

또 미국은 국제수지 적자에 따른 구조적인 재정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라도 약달러 정책이 필요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9월 28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달러당 1148원까지 올랐지만 남북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060원대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