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0%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임시본부에서 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30일 6년 5개월만에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된 후 11개월째 현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미국 정책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 부동산 가격 안정 정책, 금융 불안정이 금리 상승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에도 일단은 가계부채, 경제성장률, 고용지표 악화에 따른 경기 상황 해소에 무게를 뒀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소폭 개선됐다해도 여전히 낮은 물가 상승률과 고용부진도 한은이 당장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은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지난 12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2705만5000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만5000명이 늘었다. 1만명에 미치지 못해 최악을 기록했던 7~8월의 취업자 수를 감안하면 여전히 경제위기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난해 대비 1.9% 상승해 한국은행 목표치인 2%에 근접했지만 여전히 한은의 물가 목표 범위 내로 금리 인상 유인이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공급쪽 요인에 있어서 다소 상승했지만 대체적으론 한은의 물가 목표수준 내에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물가, 경제상황 측면에서 금리 인상의 유인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잠재 성장률 전망치가 현재 2.9% 아래로 조정될 가능성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기준금리까지 같은 날 동시에 올리기는 무리였다는 해석도 내오고 있다.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금리 인상을 동시에 단행했던 선례는 없었다. 경기 하강이 예상되는 때 금리까지 올린다면 경제 심리가 냉각되는 등 금리인상 부작용이 우려되는 점도 한은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것.

일각에선 이낙연 총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부동산 폭등을 이유로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해 논란이 된 바 있는데 곧바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중립성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도 고려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시장에선 이달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11월 예정된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선 금리 인상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미 정책금리 차이의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가 계속되는데다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해 11월 금리를 올리지 않는 다면 격차가 1%포인트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 폭등 문제도 한은에겐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최근 금융불균형을 언급하며 기준금리를 올릴 뜻을 내비쳐 11월에는 기준금리 인상설이 확실시되고 있다.

강 연구위원은 "금리 동결 결정은 10월에 올리든 11월에 올리든 결과적으로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며 "이번 동결로 11월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굉장히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