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대전 한밭운동장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로 나선 황교안(왼쪽부터), 오세훈, 김진태 후보가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진태 의원 등 세 후보가 대전에서 첫 후보자 합동연설회를 열고 본격적인 당권 경쟁에 돌입했다.

14일 오후 대전 한밭운동장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는 당원과 지지자들이 운집해 2000여 석이 가득차 성황리에 개최됐다.

세 후보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손을 흔들며 연단에 등장했다. 지지자들이 각 후보 이름을 연호하고 막대풍선을 흔드는 등 행사장은 열기로 가득 찼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잠시, 연설회가 본격적으로 시작하자 당권을 두고 다투게 된 세 후보는 서로 자신의 강점을 내세우며 상대 후보와의 차별화 내세우기에 주력했다.

오세훈 후보는 황, 김 후보에게 "훌륭한 분들이지만 적어도 (차기 총선의) 수도권 선거에서는 필패"라고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오 후보는 "두 분 다 훌륭한 이념형 지도자"라면서도 "강성 보수로는 정치와 이념에 관심없는 무당층의 마음을 얻는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또 "이제 박근혜 전 대통령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용도 폐기하자는 뜻은 절대 아니지만 내년 선거에서도 박 전 대통령이 화두가 되면 우리는 필패"라고 주장했다.

이어 "불행히도 황교안, 김진태 후보를 보면 어쩔 수 없이 박 전 대통령 생각이 난다"며 "과거를 보지 말고 미래를 보고 선택해야 한다"고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김진태 후보는 촛불 정국에 두 후보가 관망세로 일관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후보는 "촛불에 놀라 다 도망갈 때 당을 지킨 사람이 누구냐. 그 북풍에도 여러분과 손잡고 끝까지 싸운 사람이 누군가"라며 오, 황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또 "이번에야 말로 세대교체를 화끈하게 해 보자"며 "지금 당 대표 후보들 중 현역 의원은 저 밖에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제가 나이가 젊어서 안 된다고 하는데 이미 56세다. 그 나이가 젊은가"라며 "제가 당대표가 되면 한국당은 이제야 말로 비로소 확실한 우파 정당이 된다"고 주장했다.

황 후보는 두 후보에 비해 온건한 태도를 보였다. 탄핵 정국에 대한 언급이나 상대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의도적으로 자제했다. 다음 대선 유력 후보로 높은 여론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전당대회까지 그 기세를 그대로 끌고간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황 후보는 오, 김 후보를 향해 "우리 모두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당과 나라를 위한 일에는 무한대로 협력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에게 손가락질 하는 일은 이제 그만 끝내야 한다"며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면서 이번 전당대회를 새로운 희망의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후보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통합'을 강조하며 "우리당부터 하나가 되어야 한다"며 "자유우파 진영 모두가 한국당의 빅텐트 안에 똘똘 뭉쳐야 한다. 더 나아가 문재인 정권에 실망하고 있는 청년과 중도층도 크게 품어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