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은 현존하는 북한의 최고 권력자이다. 그의 한 마디에 많은 사람이 벌벌 떨기도하고, 목숨을 잃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김일성 할아버지가 아니다. 김일성은 북한 주민들에게 절대적인 권력을 가짐과 동시에 진정으로 떠받들어진 지도자였다. 그의 아버지 김정일과도 다르다. 김정일은 권력을 갖기는 하였지만, 떠받들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수많은 사람을 고난의 행군으로 몰아간 원망을 듣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아버지나 할아버지처럼 절대적인 권력을 갖고 있을까? 그렇다고 떠받들어지는 지도자도 아니다. 앞으로 그가 살아남을 길은 권력이 아닌 권위이다. 그래야 북한 주민도 평화롭게 잘 살 수 있다. 북한의 평화와 발전, 그리고 김 위원장이 권위 있는 북한 개방을 위하여 남한과 미국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권위(權威, Authority)는 권력을 행사할 적법, 정당성의 여부, 즉 자격이나 권리이다. 권력(power)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하도록 강제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면, 권위는 강제하지 않고도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순종하게 만드는 능력이다. 권위는 무엇을 하도록 명령하는 사람의 요구가 정당한가에 대한 상대방의 수용 정도에 기초한다.

정당성(legitimacy)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권력의 행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권력의 행사는 많은 비용이 따르는데, 권위로 바뀌면 영향력은 커진다. 조직에서의 권위는 공식적으로 구조나 지위를 규정하는 근거에 주로 기초한다. 상관이 부하들로부터 복종을 이끌어내는 권리나 자격이 그것으로, 법률, 공식적 규정, 보수를 주는 지위가 이러한 능력을 부여한다.

권위는 이러한 점에서 '제도화된 권력'이라고 할 수 있다. 권위에 대한 이러한 정의는 국가나 정부, 관료제로부터 기업, 군대, 학교, 교회 등과 같은 중간조직, 기타 집단의 지도자나 부모 등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권력(power)이 정당할 때, 권위(authority)가 된다. 권력은 인간이 만드는 제도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면, 권위는 그 사회의 성원들에게 널리 인정되는 영향력이다. 따라서 권위는 이것을 느끼고 인정하는 데서 성립하는 정신적인 것이다.

김일성은 권력과 권위를 모두 가졌고, 김정일은 권력만 가졌다면, 현재 김정은 위원장의 상태는 불안정한 권력을 가진 셈이다. 권위는 없다고 볼 수 있다. 개인숭배는 권위의 남용에서 생겨나는 현상이다. 그만큼 북한 내에서도 주민들 간에 공유할 수 있는 정보의 채널이 늘었고, 김일성 때처럼 개인을 숭배할 만큼 사람들이 어리석지 않다는 의미이다.

권위를 갖지 않은 권력은 늘 불안하다. 비록 총칼을 갖고 있지만, 이끌어야 할 대상들로부터 진정한 믿음을 받지 못하고, 배신의 두려움에 떨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김 위원장은 지금 북한 주민들에게 '이밥에 고깃국'을 먹여서 신뢰를 얻으려고 하고 있다. 그가 진짜로 북한 주민에게 '이밥에 고깃국'을 먹일 수 있다면, 그를 싫어할 사람은 없다.

과거 할아버지와 아버지로 인한 잘못이, 그에게는 오히려 그의 권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시대의 바탕이 된다. 과거를 바로 세우고, 현재를 풍족하게 하면서 미래를 희망차게 만든 권력자로서 존경을 받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는 권위를 가진 권력자가 된다. 그런 지도자를 외부에서 흔들려고 해도 흔들 수가 없다. 국민의 존경을 받는 권력자의 불행한 결말은 보기 힘들다.

현재의 세계는 어느 한 나라만의 힘으로 자력갱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심지어 미국조차도 늘 미국이외의 나라와 협력과 경쟁을 하고 있다. 미국조차 그런데 하물며 다른 나라들은 말할 필요도 없다. 북한은 더욱이 다른 나라와의 협력 없이 발전을 이룰 수 없다. 따라서 북한의 발전은 한반도 이외의 국가들과 지속적이고 상호 존중하는 협력 관계 하에서만 이루어 질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에게 받는 김정은에 대한 권위 있는 존경은 필연적으로 남한에게도 이롭게 된다. 김 위원장이 존중받지 못하는 권력을 부여잡고 있을 때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는 늘 불안하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도록 남한과 미국은 김정은 위원장이 진정한 권위를 갖도록 북한 개방을 위한 그의 노력을 도와주어야 한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