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창업자 고 이병철 회장은 '사업보국(事業報國)'을 경영이념으로 하였다. 벌써 3대째 세습되는 삼성그룹이 한국경제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고 있다. 세금납부, 인재고용, 세계화 등의 여러 면에서 한국에 기여하는 바가 절대적으로 크다.

오히려 단일재벌의 고급인재 싹쓸이와 중요사업분야 독과점 등으로 견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면서, 급성장기에 금융자금과 투자자본을 제일 많이 끌어들였다. 과거 정부의 불균형 성장정책의 최대수혜자라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독점적 지위 선점의 문제점보다는 IMF시대 대우그룹의 중도하차와 16개 재벌의 몰락 등 다른 대기업의 상대적 부진으로 인해, 삼성 단일재벌의 국내경제 위상이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삼성은 내수보다 수출비중이 월등히 높아 어떤 쟁점도 상대적으로 놓고 보면 문제가 안 될 수 있다.

한국경제가 일제지배 수탈과 한국전쟁 참화 속에서도 50년만에 GDP와 무역규모에서 세계 10위권을 달성한 것은, 배고팠던 시절 많은 기업가들의 창업이 있었고, 칠전팔기(七顚八起)의 근성으로 사업을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창업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자마자 곧바로 시작할 수 있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기존 다른 기업에 취업해서 보고 듣고 배운 후, 허리띠 졸라 모은 급여와 퇴직금 등의 종자돈이 있어야 시작가능하다.

요즘 근사하게 사용되는 단어가 스타트업(start-up)이고 사모자금으로 종자돈을 조달한다는 것인데, 선배기업가들은 크라우드펀딩(crowd fund)의 도움 없이도 맨주먹 적수공권(赤手空拳)으로 잘 나가는 기업을 일구어낸 것이다.

다니던 회사에서 사직하고 새로이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 대부분 전직장에서 하던 업무의 일부나 연관기술 및 특정부품이나 사업부문 중 어느 하나를 기반으로 창업하게 된다. 여기서 기존 회사의 매출액, 원가구조, 기여이익, 납품거래관계, 시장상황 등을 잘 알게 되고 참고하게 되는데, 이러한 내용은 모두 재무제표에 담겨 있고, 이러한 회계정보가 믿을 만 하게 작성되고 공시되어야, 신규 창업자의 실패를 줄일 수 있다.

그러니까 투명회계 정보는 신규 창업자가 창업을 결단하게 할 수 있는 촉진제이고, 창업 후 실패하지 않고 기업을 계속 성장발전시킬 수 있는 안내판 구실을 한다. 나도 나가서 잘하면 다니던 회사의 매출과 이익을 따라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창업선배들의 사업실적과 투명회계는, 후배사업가를 탄생시켜, 선의의 경쟁과 상호보완 속에서 기업생태계가 활성화 된다. 일종의 '먹자골목'현상이다. 한 골목에서 어떤 음식점이 잘 되면, 손님이 모여들고 길게 줄서는 날도 있는데, 옆에 다른 종류의 식당이 들어서서 기존 손님 중 일부를 끌어들이면서 새로운 추가 고객도 창출한다.

이렇게 음식점이 더욱 늘어나면서 이 골목은 수십여 가지의 음식점이 모두 번성하게 되는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특정 먹자골목이 잘 된다는 소문은 바로 투명회계정보의 시작점이다. 투명회계는 재무제표로 작성되어야 최상이지만 중소규모사업자는 세무서에 세금결산신고를 하는 것 이외에 투명회계자료를 공지하지는 않는다. 입소문이 어느 정도 진실이라는 믿음으로 모두 번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헛소문이고 음식점이 홀로 떨어져 딱 하나 밖에 없으면 그 식당은 조만간 문을 닫는다.

사업가들이 모두 번성하려면 입소문 대신 각자 스스로의 재무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여야 한다. 손익계산서를 통해 매출 중 수출과 내수비중, 제조·생산원가구조, 판매관리비구조, 이익의 규모를 알 수 있어 성장발전하는지 포화상태·정체인지 사양산업인지 알 수 있다.

재무상태표를 통해 재고자산과 생산설비, 토지·건물·부동산 및 예금보유비율을 알 수 있고, 부채와 자기자본구조, 자금조달방법을 서로 공유하고 벤치마킹할 수 있다. 어느 기업이나 사업분야이건 남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더 많고 희소 가치가 있다. 타사를 배울 수 있는 최초의 가장 폭넓은 수단이 재무제표이며 자기작성 재무자료의 회계투명성 입증을 위해 외부의 독립된 감사보고서가 필수적이다.

공무원은 일개인이 국가공익업무를 수행하지만 사업가는 사익을 추구하면서도 일자리 창출과 세금납부를 통해서 수백·수천배로 공익업무에 기여한다. 그래서 모든 사업가는 성장발전해야 하고 사업분야가 악화·후퇴방향이면 뒤에다 후진표시를 빨리 알려주어야 한다.

그래야 대신에 새로운 사업가가 탄생하고 기존 일자리가 연속되면서 신규일자리도 창출된다. 이런 전반적 상황을 가장 잘 전달해 주는 것은 특정기술도 생산설비도 재고자산도 아닌 투명한 재무제표와 독립된 외부감사보고서인 것이다.